분류 전체보기26 사랑하기 때문에[기욤 뮈소] '사랑하기 때문에'. 이 제목을 처음 마주했을 때,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딘가 친숙하고 익숙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대중가요의 제목이기도 한 이 문구는,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애틋하고 절절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이 책의 중심에는 한때 촉망받던 유명 정신과 의사였지만, 다섯 살 난 딸을 잃어버린 뒤로는 노숙자와 다름없는 처절한 삶을 살아가며 오직 딸을 다시 찾겠다는 일념 하나로 버텨가는 마크가 있다. 그리고 딸을 잃은 그 깊은 슬픔을 어떻게든 이겨내고, 무너져가는 현실 속에서도 일탈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는 마크의 아내 니콜이 있다. 이 두 사람을 축으로, 마크의 오랜 친구인 코너, 억만장자 상속녀인 앨리슨, 그리고 어머니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향한 복수심을.. 2026. 9. 9. 잃어버린 기억의 박물관I[랄프 이자우] 인간에게 기억이란 대체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인생에서 기억을 완전히 걷어내 버린다면 그것을 과연 온전한 한 사람의 삶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지금 이렇게 리뷰를 쓰기 위해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 이 순간조차도, 사실은 내 머릿속 어딘가에 하나의 기억으로 차곡차곡 저장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만약 자신이 살아온 지난 삶 전체와, 그 삶 속에서 스쳐 지나가거나 깊이 마주했던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기억이 어느 날 갑자기 통째로 사라져 버린다면, 그것은 대체 어떤 느낌일까. 상상만으로도 아득하고 두려운 일이다.이 책은 바로 그러한 상실, 즉 기억을 잃어버린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그것을 되찾기 위한 여정을 다룬 판타지 소설이다. 쌍둥이 남매인 제시카와 올리버는 크세사노상이라는 신비로운 .. 2026. 9. 9. 행복한 거짓말[기무라 유이치] 정말 오랜만에 일본 작가의 소설을 손에 들었다. 평소 소설을 고를 때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장르는 단연 미스터리와 스릴러다. 책장을 넘기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박진감을 느낄 수 있고, 이야기의 전개가 지루할 틈 없이 속도감 있게 흘러가기 때문에 단숨에 몰입해서 읽어 내려갈 수 있다는 점이 그 장르만이 지닌 큰 매력이다.이 책 《행복한 거짓말》은 그런 부류의 소설과는 결이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가볍고 술술 읽히는 문체 덕분에 부담 없이 빠른 속도로 완독 할 수 있었다. 다만 다 읽고 난 뒤의 소감을 솔직하게 말하자면, 재미있고 흥미로웠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지나치게 예측 가능한 뻔한 스토리 전개가 이 책의 핵심적인 특징이자 동시에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이 소.. 2026. 9. 8. 샤갈이 그린 라퐁텐 우화[장 드 라 퐁텐] 처음 이 책의 제목을 접했을 때는, 순간 고개를 갸웃하게 되었다. 20세기 최고의 화가로 손꼽히는 마르크 샤갈이 직접 우화를 집필하기라도 한 것인가 하는 착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을 펼쳐보니, 이야기의 본질적인 골격, 즉 우화 자체를 지은 이는 다름 아닌 17세기 프랑스의 시인 장 드 라퐁텐이었다. 다만 그 라퐁텐의 우화 곳곳에 샤갈의 그림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는 점이 이 책만의 특별한 매력이었다. 덕분에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의 느낌은, 단순히 짧은 이야기 몇 편을 읽어 내려간 것에 그치지 않고, 마치 한 편의 근사한 예술 감상까지 함께 즐긴 듯한 풍성한 여운을 남겨주었다.책은 짧고 함축적인 우화들을 촘촘히 엮어 모아둔 형태로 전체적인 틀이 구성되어 있다. 실제로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읽어 내.. 2026. 9. 8.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코맥 매카시] 정말 오랜만에, 개인적으로 진심으로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만났다. 평소 미스터리나 스릴러 장르를 유독 좋아하는 편이고, 영화 역시 그런 계열의 작품을 즐겨 찾아보는 편인데,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치 스크린 앞에 앉아 영화를 관람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책의 첫 장을 펼치는 순간부터 시작된 팽팽한 긴장감은 단 한순간도 느슨해지지 않은 채, 마지막 책장을 덮는 그 순간까지 고스란히 이어졌다.수많은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았고,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가 코맥 매카시. 이 책을 읽으면서 그가 어째서 그토록 권위 있는 상을 받을 수 있었는지를 비로소 실감할 수 있었다. 다른 어떤 작가에게서도 쉽게 찾아보기 힘든, 코맥 매카시만의 독특하고 건조하면서도 압도적인 이야기 전개 방식이 나라는 독자를 완전히 매료.. 2026. 9. 8. 연민 -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지독한 감정[슈테판 츠바이크] 연민(憐憫). 사전적인 의미를 찾아보면, 남을 불쌍하고 가련하게 여기는 마음이라고 풀이되어 있다. 그런데 막상 이 단어를 곱씹어볼수록, 그 감정의 실체를 명확한 언어로 붙잡아내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연민이라는 감정은 사랑처럼 뜨겁고 강렬한 소유욕을 동반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우정처럼 담담하고 대등한 관계에서 오는 편안함도 아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사랑과 우정 그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그러면서도 우정보다는 한결 더 애틋하고 위태로운 감정이 아닐까 싶다.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연민과 사랑이라는 두 감정의 경계선 위에서 적잖은 혼란과 갈등을 겪는 것 같다. 이 소설은 바로 그러한 연민이라는 모호하고도 위태로운 감정을 하나의 프리즘 삼아, 인간의 내면 깊숙한 곳까지 세밀하게 들여다.. 2026. 9. 8.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