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피터드러커, 마지막통찰[엘리자베스 에스 하더샤임]

by IT BRIAN 2026. 9. 10.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는 순간, 문득 머릿속에 다음과 같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내가 이 책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한 것일까? 방금 읽은 이 책의 핵심 요지는 대체 무엇이었을까?" 예전 모 TV 프로그램에서 유명 인사들이 도사를 찾아가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장면을 자주 보게 되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난 소감이 마치 그 프로그램에서 산에 오른 느낌과 비슷했다. 분명 산을 오르긴 올랐는데, 정작 내가 어떤 산을 올랐는지, 그 산의 풍경이 어떠했는지가 뚜렷하게 기억나지 않는 그런 아리송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결국 이 책을 처음부터 다시 한번 정독하게 되었다.

그렇게 두 번째로 책을 탐독하고 나서야 비로소, 피터 드러커의 핵심 사상 일곱 가지가 무엇인지를 조금 더 명확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는 엘리자베스 하스 에더샤임이라는 저명한 전략 컨설턴트다. 만약 피터 드러커 본인이 직접 이 내용을 저술했다면, 조금 더 쉽고 명료하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살짝 들었다.

그러나 이 책은 피터 드러커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무려 16개월에 걸쳐 진행된 밀착 인터뷰를 바탕으로 저술된 책이기에, 그야말로 피터 드러커라는 경영학의 거장이 남긴 사상의 결정판이라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닐 것이다.

책은 각 장마다 뚜렷한 소주제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은 '21세기 기업환경과 경영방식'이라는 제목 아래, 21세기의 기업들은 마치 레고 월드와도 같은 환경 속에서 경쟁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정해진 틀에 갇혀 있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자유자재로 변형될 수 있는 유연한 대처 능력이야말로 기업 생존의 핵심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제2장 '고객'에서는, 결국 모든 것은 고객에게 달려 있다는 명제를 통해, 기업이 존속해 나갈 수 있는 근본적인 진리가 바로 고객에게 있음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제3장 '혁신과 폐기'에서는, 진정한 혁신을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에 앞서 낡고 오래된 것을 과감히 폐기하는 결단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제4장 '협력과 오케스트라'에서는, 서로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조직만이 결국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한다. 어떻게 보면 지극히 당연하게 여겨지는 상식적인 사상이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이러한 기본적인 협력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문을 닫는 기업들이 부지기수라는 사실이 씁쓸하게 다가왔다.

제5장 '사람과 지식'에서는, 경영이란 결국 인간에 관한 것이라는 근본적인 명제를 제시한다. 기업을 이루고 있는 구성원이 바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들이고, 그 인간들의 손에 의해 비로소 기업이라는 조직이 움직이기 때문에, 경영에 있어서 인간 중심의 경영 철학이야말로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제6장 '의사결정'에서는, 훌륭한 의사결정이야말로 진정한 부를 창조해낸다고 강조한다. 마지막 제7장 'CEO의 역할'에서는, 우리 스스로가 각자 자기 삶의 CEO가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더 이상 수동적으로 지시를 기다리는 존재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과 업무를 이끌어나가는 주체적인 자세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일곱 가지 사상들을 하나씩 짚어보면, 어떻게 보면 기업이라면 마땅히 추구해야 할 기본 중의 기본 원리로서 누구나 그 중요성에 고개를 끄덕일 만한 내용들이다. 그러나 정작 이 기본 원리들을 흔들림 없이 지켜내며 글로벌 시대를 앞서 이끌어가는 진짜 우량 기업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마치 새롭게 어떤 운동을 시작했을 때, 화려한 기술보다 먼저 기본기에 충실하게 하나하나 익혀나가야 훗날 그것들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지듯이, 기업 경영 역시 이러한 기본 원리에 충실하게 이루어진다면 웬만한 시련과 비바람쯤은 너끈히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이 책은 기업 경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화두와 핵심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묵직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지금 이 시대를 이끌어가는 CEO는 물론이고 앞으로 CEO를 꿈꾸는 예비 경영자들까지도, 이 책을 진지하게 탐독함으로써 좀 더 멀리 내다보는 안목을 갖춘 경영을 해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다만 서두에서 이미 밝혔듯이, 이 책의 내용을 일반 독자가 온전히 받아들이기에는 어느 정도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는 생각도 든다.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인물의 사상을 다룬 책이니만큼, 경영학을 전공한 사람들이라면 상대적으로 빠르게 이해할 수 있겠지만, 정작 이런 종류의 책을 주로 찾아 읽는 실제 CEO들 가운데서도 이 책의 깊이를 완전히 소화해 내는 비율이 과연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 든다.

피터 드러커의 저서는 알려진 것만 30권이 넘는다고 들었고, 그중 몇 권을 이미 읽어본 적이 있는데, 이 책이 그중에서도 가장 어렵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굳이 두 번씩이나 정독하게 된 이유는, 그 어려움을 뚫고서라도 피터 드러커가 남긴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이 정말이지 대단하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